부산은 역시 밀면과 국밥

미식

부산은 역시 밀면과 국밥

디스커버코리아 부산편 (3)

여행의 1순위는 언제나 맛있는 음식이라는 확고한 주관의 에디터가 자신있게 추천하는 여행 메뉴!! 바로 부산을 대표하는 음식인 돼지국밥과 밀면입니다. 음식의 유래는 물론, 부산에서 자란 에디터의 수년간의 시간이 보증하는 맛집 보따리를 디스커버 코리아 에서만 살짝 풀어보려고 해요. 어차피 먹을 밀면과 돼지국밥이라면, 좀 더 맛있게 먹을 수 있게 소소한 팁도 전해드릴게요. 전통의 전통의 맛집 ‘old’편과 sns 신흥 강자인 ‘new’편으로 나눠봤습니다. 신구세대를 모두 아우르는 부산 맛 여행. 함께 떠나볼까요?

가슴까지 뻥 뚫리는 개운한 맛 부산, 여름, 그리고 밀면
태양이 내리쬐는 한여름, 부산의 곳곳을 여행하다 보면 어느새 끈끈한 바닷바람과 습한 더위에 지치게 됩니다. 그 순간 뇌리를 스쳐가는 음식은 바로 머리가 띵-해질 만큼 시원한 밀면 한 그릇일 텐데요. 냉면보다는 터프하지만, 한방향의 구수한 육수는 왠지 보양식을 먹는듯한 느낌을 준다는 마성의 면 요리입니다.

OLD ver. 밀면

개운한 감칠맛, 개금밀면

개금동에 위치한 밀면집인 이곳. 속칭 부산 3대 밀면집으로 불리는 개금밀면은 관광지와는 거리가 먼 탓에 일부러 이곳까지 오는 여행객은 적은 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조에 가까운 밀면 맛을 경험해 보고 싶다면 꼭 이곳을 들러보길 권합니다.

처음 이 가게에 온 사람들은 두 가지 장면에서 놀라게 됩니다. 하나는 테이블마다 놓여있는 큰 통의 양조식초의 모습인데요. 개금밀면은 좋은 먹거리를 제공한다는 마음으로 오래전부터 가정에서 먹는 식초를 테이블마다 제공하여 건강하고 맛있는 식사를 즐길 수 있게 배려했죠.

담백하고 시원한 육수는 밀면 특유의 한방 약재향이 슴슴하게 베여있는 맛으로 입문자들도 쉽게 접근할 수 있을 정도죠. 육수의 감칠맛으로 입맛을 돋운 후, 준비되어 나온 양념과 고명을 하나씩 올려먹어 보세요. 평양냉면같이 맑고 개운한 맛이 돋보였던 육수는 양념과 수육이 버무려지면서 마치 새로운 요리를 먹는듯한 변주를 보여줄 거예요. 자극적이지 않은 양념은 면과 육수의 사이의 밸런스를 잘 잡아줍니다.
겉으로는 단순해 보이는 비빔밀면의 맛 또한 아주 훌륭합니다. 보기에는 아주 매워 보이지만, 달큼한 소스 맛과 수북한 오이고 명 덕분에 개운한 맛을 느낄 수 있어요. 비빔밀면의 고명은 숙성회 무침이 올려져 있는데, 새콤달콤한 맛이 주를 이루는 코다리 냉면과는 다르게 묵직한 고추장의 맛이 더 도드라져 씹을수록 깊은 맛이 올라옵니다.
개금밀면
부산 부산진구 가야대로482번길 9-4

NEW ver. 밀면

이 조합 대찬성이요! 바삭한밀면

분식집에서 국수, 라면, 쫄면 등 다양한 요리를 만나는 건 흔한 일이지만, 밀면과의 조합은 그저 긴박하기만 한데요. 부산의 신촌으로 불리는 경성대, 부경대역에 위치한 이곳은 오픈한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주변 대학생들에게 인기를 얻으며 입소문을 타고 있는 곳입니다. 새하얀 건물은 왠지 아기자기한 카페가 있을 것만 같지만 1층에서는 밀면과 분식을 판매하고, 저녁이 되면 2층으로 자리를 옮겨 분위기 좋은 감성주점으로 변신합니다.

건물의 외형도, 메뉴의 조합도 모두 반전의 연속인 바삭한 밀면, 그 맛은 과연 어떨까요? 튀김은 뜨겁게 먹어야 한다는 공식을 깨버린 이 조합은 그야말로 눈이 번쩍 뜨이는 맛이에요. 일반적인 밀면의 육수는 한방의 맛이 강한 반면, 이곳의 육수는 잘 익은 열무김치가 고명으로 올려져 있어 매콤 새콤한 맛이 도드라집니다.

그렇다면 튀김과의 조합은 과연 어떨까요? 노릇하게 튀겨진 튀김은 그냥 먹어도 맛있지만 밀면과 함께 먹으면 그 맛이 배가됩니다. 왜 진작 이 조합을 생각하지 못했나 싶을 만큼 놀라운 맛에 감탄하게 될 거예요. 튀김옷의 바삭한 식감과 고소한 기름향이 밀면의 매콤함과 어울려 맛을 깔끔하게 잡아주죠. 호기심을 자극하는 비주얼과 반전 매력의 맛으로 무더위에 지친 여름 입맛을 살려보아요.
바삭한밀면
부산 남구 용소로28번길 20

누구나 마음 속에 추억 하나쯤은 소울푸드, 부산 돼지국밥
부산의 학생들은 급식으로 돼지국밥을 먹을 만큼 부산 시민에게 돼지국밥은 생애 주기를 함께하는 음식입니다. 한 통계자료에 따르면 부산의 돼지국밥 전문점은 2019년 6월 기준 692곳으로, 돈가스 전문점의 두 배, 파스타 전문점의 약 13배가 될 정도로 많다고 해요. 서울 전체의 설렁탕집 보다 많은 숫자라고 하니 실로 엄청납니다.

OLD ver. 돼지국밥

기사님들의 원픽, 영진돼지국밥

이곳 역시 관광지와는 거리가 먼 사하구 명지동에 위치한 돼지국밥 전문점입니다. 사하구는 부산에서 공단과 화물창 고가 밀집되어 있는 곳으로 화물 기사님들과 택시 기사님들이 언제나 북적이는 곳이죠. 입맛 까다롭기로 유명한 기사님들을 사로잡았다는 영진 돼지국밥은 재야의 숨은 고수와도 같은 맛집입니다. 에디터 또한 어릴 적부터 방문하던 곳으로 오랫동안 나만 알고 싶었던 최애 국밥집이기도 합니다.

가장 기본인 돼지국밥은, 뚝배기 가득 살코기가 푸짐하게 담겨 나오는 인심에 받아드는 순간부터 기분이 좋아지죠. 국밥 속 돼지고기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뉩니다. 지방이 골고루 잘 섞인 두툼한 수육을 숭덩숭덩 썰어 씹는 식감을 살린 형태와 살코기 위주로 얇게 저며 밥과 함께 부드럽게 씹어 삼킬 수 있는 형태로 나눠지죠. 영진 돼지국밥은 후자입니다.

부들부들한 수육에는 국물의 맛과 향이 잘 베여 돼지고기 고유의 구수한 맛을 풍부하게 내죠. 국물은 갈비탕과 곰탕의 중간 정도 되는 농도로 간이 맞춰져 있어 세팅된 그대로 먹어도 부족함이 전혀 없습니다. 자칫 잡내가 날 수 있는 요리이지만 오랜 시간 쌓아온 내공 덕분에 사골처럼 깊고 진한 맛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이 식당의 시그니처답게 수육에는 두부김치가 곁들여져 나오는데, 독특한 것은 국밥용 김치가 아닌 볶은 김치가 나온다는 점입니다. 상추 한 장을 손에 올려 돼지수육과 두부, 볶은 김치, 그리고 셰프의 킥과도 같은 고추냉이를 살짝 더하면 홍어삼합과 견줄만한 쌈이 완성됩니다. 그 누구도 생각하지 못했던 조합이지만 재료 각각의 익숙한 맛 덕분인지 자꾸만 손이 가게 되죠. 기쁜 날에도, 슬픈 날에도 항상 찾게 된다는 부산의 진정한 소울푸드를 느껴보세요.
영진 돼지국밥
부산 사하구 하신번영로157번길 39

NEW ver. 돼지국밥

돼지국밥계의 아이돌, 엄용백돼지국밥

가난했던 시절의 돼지국밥은 그저 배불리 먹기 위해 만든 요리였지만,먹거리가 넘쳐나는 지금은 외식의 재미를 주는 별미이기도 합니다 수 영역 인근 먹자골목에 위치한 엄용백돼지국밥은 돼지국밥의 진화를 가장 잘 보여주는 곳이에요. 이곳의 부산식 돼지국밥은 흔히 보던 투박한 모습의 국밥이 아닌, 값비싼 고급 요리를 먹는듯한 정갈한 한상으로 차려져 나옵니다. 젊은 셰프의 손끝에서 탄생한 화려한 비주얼의 국밥. 그 맛은 과연 어떨까요?

겉으로 보기에도 맑아 보이는 부산식 돼지국밥은 고기 위주로 우려내 설렁탕과 비슷한 색을 띄죠. 반면 뽀얀 국물색이 도드라지는 밀양식은 사골과 내장을 푹 끓여 진한 국물을 우려내는 것이 특징입니다. 부산식 국밥에는 부추를, 밀양식 국밥에는 다진 파 고명을 곁들여 먹는 것도 차이점 이죠. 기호에 따라 개운하고 담백한 맛을 선호하면 부산식, 깊고 묵직한 맛을 선호하면 밀양식을 선택할 수 있어요.

국밥에서는 흔히 사용하지 않는 돼지 부속을 사용하는 것도 이 집만의 특징입니다. 대부분의 국밥에는 앞다리살, 목살, 삼겹, 항정살이 사용되지만 이곳의 극상돼지국밥에는 오소리감투, 가브 리살, 토시살이 함께 들어가 있어요. 씹을수록 고소한 돼지 부속 특유의 오독오독한 식감이 식욕을 돋워줍니다. 잡내 없이 우려진 국물은 닭곰탕에 견줄만한 깔끔한 맛이 특징입니다. 마당에 놓여있는 평상에 걸터앉아 시원한 여름 저녁의 공기를 느끼며 먹는 정성스러운 국밥 한 그릇. 부산의 푸근한 정이 느껴지는 든든한 한 끼를 경험해 보시길 바라요.
엄용백돼지국밥
부산 수영구 수영로680번길 39

조혜인야놀자 에디터

노포의 미학을 즐기는 로컬 트래블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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