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을 보다 가까이에서 느낄 수 있다는 점, 그리고 전형적인 틀에 박히지 않은 공간을 누릴 수 있다는 점에서 우리는 종종 펜션을 찾게 된다. 강원도 홍천에 있는 올라운드원은 이런 펜션 특유의 매력이 십분 와닿는다. 산으로 둘러싸인 주변 환경, 살짝 언덕진 지대를 두루 고려한 6개의 독채가 있는 이곳은, 무엇보다 이름에서 느껴지는 라운드 형태의 건축물이 인상적이다.

올라운드원은 특별한 공간을 만들고 싶어 하는 건축주와 건축이 가지는 본질에 대해 생각하는 젊은 건축가가 의기투합해 만들었다. 차가운 콘크리트 벽과 부드러운 곡선이라는 상반된 스타일이 만나 독특한 매력으로 완성됐다. 적당한 개방감을 주면서도 프라이버시를 위한 가림막이 되는 콘크리트 벽은 베를린의 홀로코스트 메모리얼마저 연상케 한다. 이 모든 것이 더욱 특별해 보이는 건 어디서도 쉽게 보지 못한 원형의 건축이라는 점 때문일 것이다.

6개의 독채는 비슷한 듯 조금씩 다른 구조를 가지고 있다. 그중 ROUND 3, 6은 독특한 복층 구조가 포인트다. 주방이 있는 곳을 중심으로 반 층 내려가면 좌식형 테이블과 TV가 있고, 반 층 올라가면 침실이 있는 형태다. 좁은 면적을 두루 활용한 노하우는 바로 라운드 콘셉트. 계단도 커브를 그리고 침실의 매트리스, 그것을 둘러싼 벽면 모두 둥근 형태다. 그리 넓지 않은 면적 안에 필요한 건 고루 갖추고 있고, 아늑한 분위기로 꽉 차 있다.

ROUND 4, 5는 단층으로 조금 더 개방감을 준 것이 특징이다. 가장 매력적인 건 객실 가운데에 놓인 작은 중정이다. 벽면이 유리로 되어 있어 자연을 실내에 담아낸 듯한 분위기다. 이곳 역시 원형이라는 큰 틀 안에서 공간을 구획해 침실과 욕실, 거실을 물론 테라스까지 고루 공간을 나눴다.

이외에도 두 타입의 객실을 한데 모아 개방감을 두면서도 한층 높은 곳에 추가 침실이 있어 최대 6인까지 머물 수 있는 객실도 있다. 각 독채는 저마다 다른 매력을 풍기고 있는데, 한결같은 건 원형이라는 색다른 구조를 활용한 건축 미학이 느껴진다는 점이다. 머무는 동안 개성 있는 외관과 공간을 활용한 아이디어를 만끽하게 될 것이다.

자연을 가득 품은 공간에 가장 잘 어울리는 소재는 역시 나무다. 나무를 주요 소재로 활용한 실내는 따뜻하고 감성적인 느낌이 물씬 든다. 사이사이 포인트가 될만한 곳에는 레트로풍의 가구나 소품이 놓여 있다. 많지 않은 요소이지만 고심한 흔적이 충분히 전해진다. 덕분에 곳곳이 사진으로 담고 싶은 아기자기한 풍경이다.

보이지 않는 면면에서도 정성이 느껴진다. 천장 모서리를 따라 설치한 간접 조명으로 아늑한 느낌을 연출한 것, 주방의 찬장을 열었을 때 나오는 파스텔 톤 식기 등 의식하지 못한 순간 불현듯 올라운드원만의 매력을 마주하게 된다. 이런 소소한 발견이야말로 머무는 동안 느낄 수 있는 즐거움이다.

깊은 산의 품 속에 있어 좋은 건 눈앞에서 계절의 변화를 느끼게 된다는 점이다. 만물이 깨어나는 봄, 푸른 기운 가득한 여름과 색색으로 물드는 가을, 흰 눈이 뒤덮이는 겨울 중 올라운드원과 잘 어울리는 하나의 계절을 택하기란 쉽지 않다.

마침 에디터가 찾은 이 계절은 바람에 흔들리는 억새 풍경, 그리고 길게 뻗은 자작나무가 어우러진 풍경을 자랑하고 있었다. 히노키 탕이 있는 공간, 독채 뒤편으로 언덕에 마련된 바비큐 시설, 침실에서 바라본 마운틴 뷰, 산등성이와 어우러진 동그란 건축물까지 이곳에서 느끼는 모든 장면에는 자연이 담겨있다.

바로 곁에 숲을 마주하고 있고 멀리 보이는 산은 아름다운 홍천의 품. 오로지 자연과 나만이 있는 분위기를 만끽하기에 이보다 더 좋은 곳이 있을까. 올라운드원에서만 볼 수 있는 그림 같은 풍경을 이곳 객실에서 누려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