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를 따라 동으로! 일출 호텔

칼럼

해를 따라 동으로! 일출 호텔

새해 첫 해를 맞기 좋은 일출 명소 호텔

매일이 새 날
2019년 1월 1일 오전 6시, 북악산에 올랐다. 새해 첫날을 12월 32일처럼 여기고 살다가 별안간 새 마음 새 뜻으로 새해를 맞이하고자 ‘새 해’를 보러 가는 길. 다섯 번째 알람을 듣고서야 겨우 깨어 어둑한 골목을 나서니 새벽바람이 양 귀싸대기를 후려치며 마저 남은 잠 기운을 앗아갔다.
해돋이에도 맛집이 있는지 산 정상부 갈림길에 다다르자 가다 서다 정체가 이어졌고, 결국 순대처럼 긴 줄이 늘어졌다. 어찌어찌 인파를 비집고 낯선 이의 두상과 두상 사이, 겨우 두 눈만 빼꼼히 내민 채 해가 떠오를 7시 47분만을 기다렸다. 전자레인지에 즉석밥을 돌릴 때처럼 1초가 1분처럼 느리게 흘러갔다.

해는 ‘변변히 차린 것도 없는데 다들 이리 찾아 주셨냐’ 되묻고는 예의 그 장엄한 햇살을 만방에 뿌리며 서서히 떠올랐다. 감동에 겨운 채 작게 빈 소원, ‘우리 가족 모두 건강하게 해 주세요’. 새해라는 복합명사가 희망이라는 추상명사로 바뀌어가는 모습을 보며 힘차게 돌아서려 할 때, 문득 뒤통수에 내리꽂히는 햇살이 이리 말했다. ‘매일 해돋이 볼 만큼 부지런히들 살면 그 소망 다 이루어질 텐데.’ 하기야 어제 해랑 오늘 해가 크게 다를까. 그저 매일 새 해가 떠오르고 매일이 새 날 아니던가! 난생처음 동참한 해돋이는 그렇게 햇살처럼 큰 깨달음을 안겨 주었다.

어제 해랑 오늘 해가 크게 다를까. 그저 매일 새 해가 떠오르고 매일이 새 날 아니던가!

새해 '첫' 해
핀 꽃은 지천으로 보아도 꽃 피는 순간은 쉬이 보지 못한다. 해도 그러하다. 해가 중천에 뜨고서야 깨어나는 날이 숱한데 새해 첫 날 만큼은 너나없이 해를 마중하러 간다. 새해에는 어떤 결심을 한다. 지키고 싶은 바, 이루고 싶은 바를 곰곰이 헤집어 굳게 마음먹을 일을 고르고 고른다. 속으로 먹은 다짐으로는 부족하니 해에게 기댄다. 사방의 어둠을 지우는 햇발의 위력에 가족의 건강, 승진과 합격, 사업의 번창을 부탁한다.

휘영청 둥근 보름달에는 그리 소원을 빌면서 노상 보름달처럼 둥근 해에게는 그리하지 않았다. 새해만 되면 해돋이를 보고 온갖 소망을 비는 이유는 무얼까. 아마도 떠오르는 새해가 곧 밝아오는 ‘새 해’의 상징처럼 느껴지고, 새 날로 돋으려는 우리네 의지와 닮아서일 테다. 새벽어둠을 뚫고 차가운 대지와 대양 위로 솟구친 광명이 새로운 한 해에도 내내 비치기를 바라면서. 해돋이는 대자연의 기운을 받으며 다시 대자연에게 기도를 올리는 숭고한 일이다. 전에 없이 경건하게 자신을 우러르는 인파에게 해는 공평한 햇살로 화답한다. 하여 올해도 새해 첫해를 보러 길을 나설 요량이다. 자, 2020년에는 어디로 해맞으러 갈까나.

한층 가까워진 강릉 씨마크 호텔
‘일출=동해’라는 등식은 동해 물과 백두산이 마르고 닳도록 유효할 테다. 동해안 도시 중 강릉은 전통의 일출 명소이자 KTX 개통으로 보다 가까워진 해돋이 명소다. 몇 해 전 강릉 경포 해변에 근사한 호텔이 들어섰다. 건축계 노벨상이라는 프리츠커상을 수상한 리처드 마이어가 설계한 씨마크 호텔이다. 대부분의 객실에서 동해가 내다보인다. 그중에서 ‘파노라마 오션 뷰’를 자랑하는 코너 스위트는 방안 가득 일출의 광명이 들어찬다.
씨마크
강원도 강릉시 해안로406번길 2
둘째 가면 서러울 해돋이 롯데리조트 속초
ⓒ롯데리조트 속초
ⓒ롯데리조트 속초
ⓒ롯데리조트 속초
ⓒ롯데리조트 속초
ⓒ롯데리조트 속초
ⓒ롯데리조트 속초
동서고속도로가 끝나는 양양을 기점으로 남쪽에는 강릉이, 북쪽에는 속초가 있다. 동해의 일출 명소 자리를 두고 강릉에 뒤서지 않을 속초는 해안을 따라 해변과 항구와 호수 등 명소가 줄줄이 이어진다. 그중 대포항과 속초항 사이, 외옹치항 인근 톡 튀어나온 땅에 롯데리조트 속초가 자리한다. 바다 쪽으로 한걸음 더 나온 지형에 걸맞게 디귿 자 모양 건물의 모든 객실에서는 바다가 내다보인다. 동해와 마주해 더 짜릿한 워터파크와 역시 바다 야경으로 찬란한 루프트9 바까지 만끽하면 동해가 다 내 것 같다.
롯데리조트 속초
강원도 속초시 대포항길 186
천 번째 해를 맞을 경주 라마다 호텔&리조트 바이윈덤 경주
ⓒ라마다 경주
ⓒ라마다 경주
ⓒ라마다 경주
ⓒ라마다 경주
ⓒ라마다 경주
ⓒ라마다 경주
제주의 오름처럼 경주 곳곳에는 산만 한 릉이 우뚝하다. 그렇다고 릉에 올라 일출을 볼 수는 없는 노릇! 대신, 불국사와 계단 길로 이어지고 세계문화유산인 석굴암을 품에 안은 토함산에 오르면 백두대간 능선 너머 동해의 일출을 볼 수 있다. 아스라한 일출이 아쉽다면 바다 앞 감포로 가자! 라마다호텔&리조트 바이윈덤 경주는 주소가 떡하니 동해안로일 만큼 해변 가까이 자리하고, 하프 오션 뷰와 오션 뷰 객실 어디서나 일출 조망이 가능하다.
라마다 경주
경상북도 경주시 감포읍 동해안로 1819-21
일출도 부산이 최곱니더 파라다이스호텔 부산
해운대 일출은 동해 일출과 달리 보다 아늑하고 따사로운 맛이 있다. 해운대 해변에 즐비한 호텔은 그 위치에 따라 일출 풍경도 제각각인데, 그중 전통의 일출 명소로는 부산 파라다이스가 첫 손에 꼽힌다. 해운대 바다가 손에 잡힐 듯한 오션스파 씨메르, 인피니티 풀을 갖춘 야외 오션스파 풀, 온천수가 흘러나오는 실내 사우나 등으로 겨울 호캉스 최적지로도 명성이 자자하다. 해운대 해변 호텔 중 유일하게 바다를 향한 테라스도 있다. 일출도 덩달아 5성급이라는 소문이다.
파라다이스 부산
부산광역시 해운대구 해운대해변로 296
이야기가 있는 풍경 히든베이 호텔
ⓒ히든베이
ⓒ히든베이
ⓒ히든베이
ⓒ히든베이
ⓒ히든베이
ⓒ히든베이
여수는 밤바다만 유명한 게 아니다. 일출의 매력 또한 놓칠 수 없다. 무수한 섬과 섬 사이, 다도해 한가운데에서 해가 떠오르는 풍경이다. 돌산도 남동쪽 원효대사가 창건한 향일암은 해를 향한 암자라는 뜻답게 매년 일출제가 열리기도 한다. 향일암에서 본격적인 일출을 보는 것이 아니더라도 바다 바로 앞에 있는 호텔이라면 해가 뜨는 설렘을 어렴풋이 함께 느낄 수 있다. 전 객실 오션뷰라 특별한 히든베이 호텔이다. 객실마다 벽면이 온통 유리다. 침대에 누워 커다란 스크린을 보듯 해 뜨는 광경을 지켜보기 좋다.
히든베이
전라남도 여수시 신월로 496-25
인천에서 맞는 서해안 일출 네스트 호텔
인천은 어딜 가나 일몰이 특산물인데, 그중에서도 특히 영종도에서 인생 일몰을 보았다는 증언이 줄을 잇는다. 거기에 더해 일출까지 감상하는 곳이 있다고 해 화제다. 여러 면에서 ‘갓성비 호텔’로 불리는 네스트 호텔은 영종도 남쪽, ‘V’자 모양의 영종해안남로에 자리한다. 오션 뷰 객실에서는 서해의 일출이라는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다. 아침 6시 30분부터 여는 레스토랑 플라츠에서 일출과 함께 먹는 조식도 빼먹으면 안 된다.
네스트
인천광역시 중구 영종해안남로 19-5
한강뷰가 주는 여유 비스타 워커힐 서울
ⓒ비스타워커힐
ⓒ비스타워커힐
ⓒ비스타워커힐
ⓒ비스타워커힐
ⓒ비스타워커힐
ⓒ비스타워커힐
서울에서도 어느 정도 높은 곳에 올라가면 해돋이가 보인다. 남산만 가도 일출이 장관이다. 남산(남쪽)과 함께 서울의 네 방위를 지키는 북악산(북쪽), 낙산(동쪽), 인왕산(서쪽)에서도 새해 첫날이면 해돋이 맞으려는 인파로 북적인다. 산 대신 호텔에서 일출을 맞고 싶다면 이곳은 어떨까. 한강을 마주하고 있어 전날에는 연말 카운트다운을 세고, 다음 날에는 일출까지 보는 코스가 가능한 광진구의 비스타 워커힐 호텔이다. 꼭 멀리 가지 않고 서울에서 누리는 연말연시도 꽤 매력적이다.
야놀자 본사
서울특별시 강남구 테헤란로108길 42 엠디엠타워
장세이(@sayjangsay)칼럼니스트

세상을 듣고(世耳) 세상을 말하다(Say)라는 이름 뜻에 걸맞게 15여 년간 잡지기자로 살았다. 바람 따라 계절 따라 전국을 누리를 여행자로 살며 를 쓰고 우리말에 대한 집요한 관심과 우리 숲에 대한 애착을 담아 까지 모두 여덟 권의 책을 썼다. 일러스트레이터 배중열(@nabulbae) 에디터 박주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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